고혈압 관리, '덜 짜게'만으로는 부족하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과 찌개 문화가 발달한 한식에서 무작정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으며, 때로는 식사의 즐거움을 잃게 만들어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소극적으로 나트륨을 줄이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몸속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을 우리 식생활에 맞게 적용하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DASH 식단이란 무엇인가? 혈압을 낮추는 영양소의 조합


DASH 식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고혈압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개발한 식사 요법으로, 특정 음식을 제한하기보다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핵심 영양소는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며, 이들은 마치 스펀지처럼 몸속의 불필요한 나트륨을 흡착하여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DASH 식단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칼륨, 마그네슘 풍부)

  • 통곡물(현미, 귀리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 (섬유질, 마그네슘 풍부)

  • 저지방 유제품과 생선, 가금류 등 기름기 적은 단백질을 선택한다. (칼슘, 단백질 풍부)

  • 견과류와 씨앗류, 콩류를 꾸준히 섭취한다. (마그네슘, 칼륨, 건강한 지방 풍부)


한식에 바로 적용하는 '한국형 DASH 식단' 전략


DASH 식단의 원리를 우리 식탁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1. 밥부터 바꾸자: 흰 쌀밥 대신 현미, 귀리, 퀴노아, 콩 등을 섞어 밥을 지으세요. 이것만으로도 칼륨과 마그네슘, 섬유질 섭취를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2. 국물 대신 건더기 위주로: 국이나 찌개의 국물에는 엄청난 양의 나트륨이 숨어있습니다. 국물은 맛만 보는 정도로 최소화하고, 채소, 두부 등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식초나 후추를 활용하면 싱거운 맛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3. '나물 반찬'을 식탁의 주인공으로: 시금치, 깻잎, 버섯, 호박 등 칼륨이 풍부한 채소를 활용한 나물 반찬을 매 끼니 2가지 이상 챙겨 드세요. 소금 대신 들깨 가루나 멸치 가루 같은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면 풍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4. 생선을 적극적으로 활용: 고등어, 연어, 꽁치 등 등 푸른 생선은 혈관 건강에 좋은 오메가-3와 더불어 칼륨도 풍부합니다. 조림보다는 소금 간을 최소화한 구이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5. 건강한 간식 습관: 출출할 때 과자나 빵 대신 무가당 요거트, 바나나 한 개, 혹은 아몬드 한 줌을 간식으로 선택하세요. 이는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칼륨을 보충하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외식 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지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외식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때 몇 가지 요령만 알면 나트륨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비빔밥이나 덮밥류를 선택하고, 제공되는 소스나 양념장은 절반만 넣고 비벼 드세요.

  • 탕이나 찌개를 먹을 때는 앞서 말한 대로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 섭취는 최소화합니다.

  • 주문 시 "싱겁게 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작은 습관도 큰 차이를 만듭니다.



혈압 관리, '빼기'가 아닌 '더하기'의 지혜


고혈압 관리는 무조건적인 제한과 인내가 아닌, 현명한 '더하기'에서 시작됩니다. 식탁에 칼륨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채소와 통곡물을 더하는 작은 변화가 당신의 혈관을 더 건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오늘부터 한국형 DASH 식단을 실천하며 맛과 건강을 모두 잡는 즐거운 식생활을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